AMH가 7, 10, 12인데 왜 임신이 안 될까요? 다낭성에서는 AMH가 높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 배광록 교수입니다.

“AMH가 10이 넘는데 난소기능이 아주 좋은 것 아닌가요?”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에게서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AMH가 낮은 난소기능저하 환자에게는 AMH가 중요한 난소예비력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낭성난소증후군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에서는 작은 난포의 수가 많기 때문에 AMH가 상당히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난포가 많다는 것과 그중 하나가 정상적으로 성장해 배란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포가 없는 난소’가 아니라 오히려 작은 난포가 많이 있지만 그 난포들이 한 단계씩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그래서 AMH는 높은데 생리를 두세 달씩 하지 않거나, 초음파에는 난포가 많은데 배란은 잘 되지 않으며, 임신을 시도해도 배란일 자체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다낭성난소증후군 치료의 목표를 단순히 AMH 숫자 하나에 두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난포의 숫자가 아니라 난포의 성장과 선택, 배란입니다.

저는 여성의 난소기능을 볼 때 하나의 검사수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습니다.

강소정 교수와 제가 공동으로 발표한 조기난소부전 증례 연구에서도 이러한 관점이 드러납니다.

양측 난소 자궁내막종 수술 이후 무월경이 발생하고 FSH가 크게 상승한 환자에게 한약, 약침, 뜸 등의 치료를 시행했고 이후 월경이 다시 나타나면서 FSH 역시 정상 범위로 감소했습니다.

또한 제가 발표한 조기난소부전 환자의 한약치료 증례에서는 월경주기가 다시 규칙적으로 나타났고 이후 자연임신과 출산까지 이어지는 경과가 보고됐습니다.

PCOS와 조기난소부전은 서로 다른 질환입니다.

하지만 난소기능을 평가할 때 검사수치 하나가 아니라 실제 월경과 배란이라는 기능적 결과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원칙은 같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에서는 특히 한약치료가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동시에 관리하는 치료전략으로서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최근 PCOS와 한약 및 식물성 치료에 관한 연구에서는 호르몬과 대사 지표의 변화를 반복해서 보고하고 있습니다.

2025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총 548명이 포함된 10개 임상연구를 분석했으며 다양한 식물성 치료가 PCOS 환자의 생화학적·호르몬적 지표와 증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2025년 발표된 비만형 PCOS 메타분석에서는 72개 무작위대조시험, 총 5,308명을 분석한 결과 전통 약물치료를 기존 치료에 병행했을 때 테스토스테론과 LH/FSH 비율, 인슐린저항성, 체질량지수 및 임신율 등에 유의한 개선이 보고됐습니다.

PCOS에서 바로 이런 부분이 중요합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난소와 뇌하수체 호르몬, 인슐린 대사, 남성호르몬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치료 역시 한 가지 숫자를 억지로 낮추는 방식보다 전체적인 배란 환경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AMH가 10이라고 해서 “난자가 많으니 괜찮겠지” 하고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AMH가 높으면서 생리주기가 50일, 60일, 90일씩 길어지고 있다면 실제로는 1년에 배란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상적인 월경주기에서는 한 해 동안 여러 번의 배란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다낭성으로 두세 달에 한 번 배란한다면 자연스럽게 임신을 시도할 수 있는 횟수도 줄어듭니다.

그래서 저는 다낭성난소증후군에서 한약치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월경주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난포성장, 배란, 남성호르몬, 대사상태를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환자의 유형에 맞추어 치료하기 때문입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에서 AMH가 높은 것은 반드시 ‘좋은 난소’라는 뜻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많은 난포 중 하나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배란할 수 있는 난소입니다.

숫자가 높은 난소보다 제대로 배란하는 난소가 임신에는 훨씬 중요합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한약치료가 목표로 해야 하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난포가 많은 상태에서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성장과 배란의 흐름을 되찾도록 돕는 것입니다.

작성·감수 의료진

배광록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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