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한의과대학교수/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
배광록 교수입니다.
“배아는 괜찮다고 하는데 착상이 되지 않습니다.”
“시험관을 몇 번이나 했는데 임신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난자가 적게 나와 채취할 때마다 부담이 큽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많은 난임 부부에게 중요한 치료입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채취와 이식에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 시술을 바로 이어갈지, 몸을 조금 더 준비한 뒤 진행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저는 난임 환자를 진료하면서 시험관이라는 기술만큼이나 그 기술을 받아들이는 여성의 몸 상태도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특히 난소기능이 떨어진 여성에서는 한 번의 채취에서 얻을 수 있는 난자의 수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남아 있는 난소기능을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저는 조기난소부전 환자의 한방치료 후 월경 회복과 자연임신, 출산에 이른 증례를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또한 양측성 자궁내막종 수술 이후 조기난소부전과 무월경이 나타난 환자에서 한방치료 후 월경 회복과 FSH의 변화를 관찰한 연구에도 공동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저는 이 연구들이 시험관 환자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난임치료에서 검사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모든 것이 결정된 것은 아니며 현재 남아 있는 생식기능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험관을 준비할 때 한약을 사용하는 목적도 무조건 난자 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환자의 월경주기, 배란 상태, 수면, 체력, 소화, 스트레스, 냉증 등의 상태를 개선하면서 다음 채취와 이식을 견딜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특히 반복된 난자채취 과정에서 체력저하가 심하거나 월경주기가 변하고 수면이 불안정해진 여성이라면 다음 시술 전에 전신상태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의학은 바로 이런 부분을 세밀하게 평가합니다.
같은 난소기능 저하 환자라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잠을 자지 못하는 환자와 몸이 차고 소화가 약하며 쉽게 지치는 환자의 처방은 같을 수 없습니다.
개인별로 다른 상태를 치료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은 한약치료의 큰 장점입니다.
반복착상실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배아의 문제, 자궁내막의 상태, 자궁질환, 면역학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을 확인해야 하며 필요한 검사를 우선해야 합니다.
동시에 검사에서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 여성의 월경상태와 전반적인 컨디션을 함께 관리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제가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는 이유는 한약치료를 막연히 “몸에 좋다”고 설명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어떤 상태의 환자가 치료받았고 그 뒤 어떤 임상적 변화가 나타났는지 학술적으로 남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기난소부전 환자에서 월경 회복뿐 아니라 자연임신과 출산까지 확인했다는 점은 이런 연구 방향을 잘 보여줍니다.
시험관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횟수를 무작정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한 번 한 번의 시도를 보다 좋은 상태에서 진행하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특히 난소기능이 저하되어 있거나 반복착상실패 또는 반복유산을 경험했다면 다음 시술 전 현재 몸 상태를 다시 평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난임치료는 기술과 몸의 준비가 함께 가야 합니다.
한약치료는 그 가운데 여성의 월경과 전신상태를 개별적으로 조절하여 임신을 준비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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