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한의과대학교수/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
배광록 교수입니다.
건강검진 결과에서 고위험군 HPV 양성이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많은 여성분들이 크게 놀랍니다.
특히 자궁경부이형성증까지 같이 발견되면
“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닐까요?”
“HPV가 언제 없어질까요?”
“추적검사만 하면서 기다려도 될까요?”
라는 고민이 시작됩니다.
저는 이러한 환자들의 실제 임상적 고민을 연구주제로 삼아 강소정 교수 및 경희대학교 한방부인과 연구진과 함께 고위험 HPV와 자궁경부이형성증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2019년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에 발표된 ‘한방치료로 호전된 고위험군 인유두종바이러스 및 자궁경부 이형성증 5례 증례 보고’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고위험 HPV와 자궁경부상피내종양을 진단받은 5명의 환자에게 한약과 한방치료를 시행하고 경과를 관찰했습니다. 논문 초록에는 3~6개월 치료 후 CIN 1~2 병변의 퇴행과 고위험 HPV DNA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된 사례들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 연구가 갖는 특징은 환자의 느낌만으로 치료 결과를 판단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자궁경부세포검사와 HPV DNA검사 등 실제 산부인과 검사 결과를 통해 변화를 확인했습니다.
저는 여성질환에 대한 한방치료를 연구할 때 이러한 객관적인 평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HPV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이지만 특히 고위험군 HPV가 지속적으로 검출되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한의학적 치료를 병행한다고 해서 필요한 산부인과 검사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와 추적관찰을 지속하면서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진료실에서 HPV가 반복적으로 검출되는 여성들을 보면 만성피로, 수면부족, 잦은 질염, 스트레스 등 여러 문제가 함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자궁경부만 따로 떼어 치료하기보다는 전신 상태를 세밀하게 확인합니다.
한약 역시 모두에게 동일한 처방을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리상태, 분비물, 냉감, 피로도, 소화상태, 수면, 스트레스 반응 등을 종합해 환자별로 처방 방향을 달리합니다.
이러한 개인별 접근이 한방치료의 중요한 장점입니다.
저와 강소정 교수 등이 발표한 5례 연구가 의미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고위험 HPV와 자궁경부이형성증이라는 여성들이 실제로 매우 불안해하는 질환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논문을 위한 환자가 아니라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여성들의 문제를 연구했습니다.
물론 CIN의 단계가 높거나 의학적으로 시술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적절한 산부인과 치료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등급 병변에서 추적관찰을 하는 기간 동안 자신의 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여성이라면 한의학적 관리도 하나의 선택지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HPV 양성이라는 결과는 두렵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사를 놓치지 않으면서 현재 자신의 상태에 맞는 관리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여성들에게 막연한 치료 경험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실제 환자의 치료 과정과 검사 결과를 연구하고 논문으로 남기는 것이 의료인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위험 HPV와 자궁경부이형성증에 대한 5례 논문 역시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한약치료는 단순히 증상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함께 조절하면서 자궁경부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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