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
강소정 교수입니다.
산후풍이라고 하면 손목이나 무릎 통증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산후 환자들은 관절통 외에도 다양한 전신 증상을 호소합니다.
밤마다 땀이 흠뻑 나고, 조금만 움직여도 식은땀이 나며, 갑자기 추웠다가 더워지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잠을 깊게 자지 못하는 증상이 대표적입니다.
“출산하면 원래 다 힘든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하며 몇 달씩 참는 경우도 많습니다.
출산 직후에는 수면부족과 육아 때문에 피곤한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쉬어도 기운이 회복되지 않고 땀과 오한, 두근거림, 어지럼증, 불면이 지속된다면 산후 회복상태를 보다 적극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출산을 기혈의 소모가 큰 과정으로 봅니다.
따라서 출산 후에는 단순히 체중이 빠지고 자궁이 원래 크기로 돌아오는 것만으로 회복이 끝났다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식욕과 소화가 회복되는지, 오로가 안정되는지, 잠을 자고 난 뒤 체력이 조금씩 돌아오는지, 냉증과 발한은 줄어드는지를 함께 봅니다.
한약치료의 장점은 이러한 여러 증상을 하나의 회복과정 안에서 함께 다룰 수 있다는 점입니다.
땀이 많이 나면서 기운이 빠지는 산모와, 오한과 관절 시림이 심한 산모, 열감과 불면이 두드러지는 산모의 치료는 달라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산후보약’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처방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산모의 현재 상태에 맞춰 약재와 처방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후 회복이 늦어지면 육아 자체가 더욱 힘들어집니다.
아기를 안고 수유하고 밤중에 반복해서 깨야 하는 생활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상당한 부담입니다.
여기에 식은땀, 두근거림, 불면, 관절통까지 지속되면 몸이 회복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산후 한약은 통증이 심해진 뒤에만 시작할 치료가 아닙니다.
회복기에 체력을 보충하고 냉증과 발한, 수면, 소화상태를 함께 관리하는 적극적인 산후치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출산 후 두세 달이 지나도 몸이 계속 출산 직후처럼 힘들다면 시간만 기다리지 마십시오.
한약치료를 통해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보강하고 산후풍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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