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한의과대학교수/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
강소정 교수입니다.
수험생에게 좋은 음식을 챙겨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님의 마음입니다.
시험기간이 가까워지면 고기와 과일, 영양제를 챙겨주고 아침밥도 꼭 먹이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음식을 준비해도 정작 학생이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침에는 속이 메스꺼워 식사를 거르고, 점심을 먹으면 졸리고, 저녁에는 학원 시간이 촉박해 대충 먹습니다.
긴장하면 배가 아프거나 시험기간마다 설사를 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반대로 활동량이 줄면서 속이 더부룩하고 변비가 심해지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공부에 필요한 체력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수험생활에서는 ‘무엇을 먹느냐’만큼 ‘먹은 것을 편하게 소화하고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수험생 보약을 처방할 때 소화상태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마다 소화 문제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납니다.
조금만 먹어도 금방 배가 부른 학생이 있고, 긴장하면 명치가 답답하다고 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괜찮은데 시험기간만 되면 배가 아프고 화장실을 자주 가는 학생도 있습니다.
아침마다 입맛이 없어 식사를 거르다가 오후가 되면 단 음식이나 간식을 많이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학생에게 단순히 ‘많이 먹어야 힘이 난다’고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한약치료의 장점은 학생의 식욕과 소화상태, 대변, 복부 불편감 등을 함께 살펴 처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공부시간이 길어질수록 규칙적인 식사는 중요합니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도 적게 먹은 뒤 저녁 늦게 많은 음식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지고 잠드는 시간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험 때문에 긴장해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 못하면 저녁이 되면서 기운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습니다.
수험생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많이 먹이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에게 맞는 양을 규칙적으로 먹고 편하게 소화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화가 좋지 않은 학생들은 체력 저하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난 뒤 학원에 가면 이미 지쳐 있고, 저녁에는 책상에 엎드려 있거나 공부를 시작하기도 전에 피곤하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잘 안 먹으니까 당연히 기운이 없지’라고 생각하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먹고 싶어도 속이 불편해서 못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소화기 상태를 함께 관리하면서 식사량을 조금씩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험생 한약을 단순히 살을 찌우거나 기운만 올리는 보약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 학생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전체적인 생활패턴을 살펴 처방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침 식욕은 어떤지, 점심을 먹은 뒤 졸림이 심한지, 저녁 늦게 야식을 하는지, 변비나 설사가 있는지, 시험이 가까워지면 복통이 생기는지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면 역시 소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녁 늦게 과식하면 속이 불편해 잠을 설치고 다음 날 아침 입맛이 없어집니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에 과식하고 오후에는 졸릴 수 있습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체력과 집중력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험생 건강관리는 어느 한 가지 증상만 해결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잘 먹고, 잘 소화하고, 잘 자고, 다음 날 다시 공부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약 처방의 장점은 바로 이러한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마른 체형이면서 입맛이 없고 쉽게 피곤해지는 학생, 시험기간마다 복통이나 설사가 반복되는 학생, 조금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해 식사량이 적은 학생이라면 소화상태와 체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식사는 잘하지만 야식이 많고 아침에 속이 더부룩한 학생이라면 식사시간과 생활리듬을 조정하는 것이 우선일 수 있습니다.
학생마다 필요한 보약의 방향이 다른 이유입니다.
수험생활은 오랜 시간 몸과 머리를 동시에 사용하는 과정입니다.
아무리 공부 계획을 완벽하게 세워도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으면 계획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준비할 때는 문제집과 학원 일정뿐 아니라 식사와 수면, 체력 관리도 공부 계획의 일부로 생각해야 합니다.
좋은 컨디션은 시험 전날 하루 만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평소 규칙적으로 먹고 편하게 소화하면서 필요한 체력을 유지해야 중요한 시기에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수험생 보약 역시 단순히 시험 직전에 한 번 먹는 보약보다는 학생의 평소 컨디션과 생활패턴을 살펴 필요한 부분을 보강하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잘 먹을 수 있어야 체력이 생기고, 체력이 있어야 집중을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수험생 보약은 단순히 ‘힘나는 약’이 아니라 공부를 지속할 수 있도록 식욕과 소화, 체력과 생활리듬을 함께 살펴 처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공부가 중요한 시기일수록 몸을 관리하는 것도 공부의 한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