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이 얇다면 한약으로 내막 환경을 개선해보세요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

배광록 원장입니다

시험관 이식을 앞두고 “내막이 얇아서 이번 주기는 어렵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좋은 수정란이 있어도 내막이 준비되지 않으면 이식이 미뤄지거나, 이식을 해도 착상으로 이어지기 어렵죠. 자궁내막은 수정란이 뿌리내리는 ‘밭’이기 때문에, 내막 환경 개선은 난임 치료에서 한약이 가장 자신 있게 역할을 하는 영역 중 하나예요.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는 원리를 보면 답이 보입니다. 내막은 에스트로겐의 신호를 받아 증식하는데, 그 신호가 내막까지 전달되고 내막 조직이 실제로 자라나려면 자궁으로 들어오는 혈류가 충분해야 해요. 아무리 호르몬제를 써도 내막이 반응하지 않는 분들의 상당수는 자궁 혈류의 문제, 즉 밭에 물을 대는 물길이 좁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혈허(혈이 부족함), 어혈(혈이 정체됨), 궁한(자궁이 참)으로 구분해서 접근해요. 혈이 부족한 분께는 혈을 만들고 채우는 처방을, 혈이 정체된 분께는 골반강의 묵은 혈류를 풀어내는 처방을, 자궁이 찬 분께는 하복부를 데워 혈관을 열어주는 처방을 씁니다. 같은 ‘얇은 내막’이라도 처방이 다 다른 이유이고, 이 감별이 치료 성패를 가릅니다.

여기에 침과 뜸 치료를 병행하면 자궁 혈류 개선에 힘이 실립니다. 하복부의 경혈에 놓는 침과 뜸은 골반강의 순환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치료여서, 내막 환경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한약과 늘 함께 운용해요. 침 치료가 자궁동맥 혈류 지표에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는 연구 보고들이 있다는 점도 참고가 됩니다.

내막은 매 주기 생리와 함께 탈락하고 새로 자라나는 조직이라는 점도 희망적인 부분이에요. 이번 주기에 얇았다고 다음 주기에도 얇으라는 법은 없고, 몸의 조건을 바꾸면 내막이 자라는 양상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조직이 새로 자라는 데는 재료(혈)와 물길(혈류)과 온기가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이식 직전 며칠이 아니라 최소한 한두 주기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정석이에요. 임상에서 이런 경향을 봅니다. 내막 문제로 이식이 거듭 연기되던 분들이 두세 주기 몸조리 후 “이번엔 내막이 괜찮대요”라며 이식 일정을 잡는 경우, 생리량이 눈에 띄게 늘고 생리혈이 선홍색으로 맑아지면서 내막 수치도 함께 좋아지는 경우들을 만납니다. 생리량과 생리혈의 상태는 내막 환경을 비추는 거울이거든요.

소파술이나 유산을 겪은 뒤 내막이 얇아진 분들께도 한약치료를 권해드립니다. 내막의 기저층이 손상을 받으면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데, 이 회복기를 그냥 흘려보내는 것과 혈을 보강하며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다음 임신 준비의 출발선이 달라지는 일이에요.

생활에서는 하복부와 발을 따뜻하게 하는 것,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걷는 것, 철분과 단백질이 충분한 식사, 늦지 않은 수면이 내막 관리의 기본기입니다. 여기에 개인 맞춤 한약과 침·뜸이 더해지면 밭을 갈고 물을 대는 작업이 완성돼요. 좋은 씨앗을 기다리고 계시다면, 그 씨앗이 안착할 밭부터 함께 만들어봅시다.

작성·감수 의료진

배광록 대표원장

인애한의원 노원점

배광록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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