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 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
배광록 교수입니다.
조기폐경으로 진료실을 찾는 분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FSH가 이렇게 높은데 다시 생리를 할 수 있을까요?”
“AMH가 많이 낮은데 난소기능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조기폐경이라고 하는데 임신 가능성도 완전히 없어지는 건가요?”
조기폐경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 순간 많은 여성분들이 큰 충격을 받습니다. 특히 30대이거나 아직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난임과 난소기능저하, 조기난소부전 환자를 진료해 왔으며, 조기난소부전의 한방치료에 관한 실제 임상 증례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연구진과 함께 연구하여 학술논문으로 발표한 경험이 있습니다.
단순히 조기폐경 환자를 많이 진료했다는 차원을 넘어, 실제 환자의 치료 과정과 호르몬 변화, 월경 회복 및 임신 결과를 연구하고 학술적으로 정리해 발표했다는 점은 제가 조기난소부전 환자를 진료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2020년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에는 제가 제1저자로 참여한 「대영전가미방으로 월경회복, 자연임신 및 출산에 성공한 조기난소부전 1례 증례보고」가 게재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조기난소부전으로 진단받은 환자에게 한약치료를 시행한 이후 안면홍조와 질건조 등의 증상이 호전되고 월경주기가 회복됐으며, 치료 과정에서 자연임신 후 출산까지 이어진 임상경과를 보고했습니다.
또한 2018년에는 양측성 자궁내막종 수술 이후 발생한 조기난소부전 환자의 한방치료 증례 연구에도 공동저자로 참여했습니다.
해당 증례에서는 난소수술 이후 무월경이 발생하고 조기난소부전으로 진단받았던 환자가 한방치료 후 다시 월경을 시작했으며, 높게 상승했던 FSH 수치가 정상 범위까지 감소한 경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제가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 있습니다.
조기폐경을 단순히 “난소기능이 끝났다”는 관점으로만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조기폐경은 현재는 조기난소부전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난소기능이 모든 환자에서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정지된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제 진료에서는 단순히 AMH나 FSH 수치 하나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월경 양상과 무월경 기간, FSH·LH·E2 등의 호르몬 변화, 초음파상 난포 여부, 과거 난소수술 여부, 임신 계획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한약치료에서는 같은 조기난소부전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환자에게 똑같은 처방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은 수개월 전부터 생리주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결국 생리가 끊깁니다.
어떤 분은 갑자기 얼굴에 열이 오르고 밤에 땀이 나면서 불면증까지 시작됩니다.
어떤 분은 난소의 자궁내막종을 수술한 이후 AMH가 크게 떨어지고 생리가 불규칙해집니다.
또 어떤 분은 난임치료 과정에서 과배란을 반복했지만 난포가 제대로 성장하지 않아 조기난소부전 가능성을 이야기 듣기도 합니다.
이처럼 발생 과정과 현재의 몸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치료 역시 개별화해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월경의 회복만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난소기능과 관련된 전신 상태를 함께 살펴봅니다. 수면, 피로, 냉증, 안면홍조, 질건조, 소화기능, 체중 변화, 스트레스 상태 등을 종합하고 현재 남아 있는 난소의 반응 가능성을 고려하여 한약을 처방합니다.
바로 이러한 부분이 조기폐경에서 한약치료를 고려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특히 임신을 원하는 여성이라면 시간을 더욱 중요하게 보아야 합니다.
“조금 더 기다려보고 치료해야지”라고 생각하는 동안 생리주기가 더욱 길어지고 난소의 반응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기난소부전 환자에게서 중요한 것은 이미 소실된 난자의 수를 다시 늘린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현재 남아 있는 난소기능을 세밀하게 평가하고, 배란 가능성이 존재하는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서 월경주기와 전신상태를 함께 관리하는 것입니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계획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난소기능저하 환자에게는 여러 개의 난포를 얻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횟수를 반복하는 것보다 환자의 난소 반응과 몸 상태를 함께 관리하면서 다음 채취를 준비하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제가 조기난소부전 관련 논문 연구를 계속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단순한 경험담으로 끝내지 않고 객관적인 검사 결과와 치료 경과를 기록하고 분석하여 학술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1저자로 참여한 2020년 논문은 조기난소부전 환자에서 한약치료 후 월경주기가 회복되고 자연임신과 출산까지 이어진 증례를 보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2018년 공동 연구에서는 양측 난소 자궁내막종 수술 후 발생한 조기난소부전 환자에서 월경이 다시 나타나고 상승했던 FSH가 감소한 경과를 보고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증례논문 하나가 모든 조기폐경 환자에게 동일한 결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다른 부분입니다.
조기폐경이라는 진단명만 보고 너무 일찍 자신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40세 이전인데 갑자기 생리주기가 길어지기 시작했거나 2~3개월 이상 월경이 없고, 안면홍조·질건조·불면·피로 등이 새롭게 나타났다면 난소기능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FSH가 상승하거나 AMH가 낮다는 결과를 들었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현재 난소의 상태를 살펴봐야 합니다.
조기난소부전 치료에서 가장 아까운 것은 “조금 더 기다려 보자”고 하면서 아무런 관리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조기난소부전 환자를 진료해 온 임상 경험뿐 아니라 실제 치료 증례를 연구하고 논문으로 발표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의 월경 상태와 호르몬 수치, 난소기능, 임신계획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조기폐경이라는 진단은 매우 무겁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단명을 듣는 것과 현재 자신의 난소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FSH가 상승했거나 AMH가 낮아지고 있다면 그때부터는 단순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난소기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임신을 원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조기폐경 치료에서는 무엇보다 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가능성을 임상에서만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조기난소부전 환자의 치료 경과를 연구하여 학술논문으로 발표해 왔습니다.
조기난소부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현재의 난소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치료 방향을 세우는 것입니다.
배광록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