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교수/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 배광록 교수입니다.
저는 조기폐경, 난임, 습관성유산, 자궁경부이형성증의 치료에 대한 논문을 다수 발표하였고 현재도 여성질환에 대해 연구하고 진료하고있습니다.
지혈은 지금 새어 나오는 혈을 멈추는 처치이지 혈이 새어 나오게 만든 조건을 바꾸는 처치가 아닙니다. 조건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복용을 멈추는 순간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반복이 길어지는 것은 몸이 유독 약해서가 아니라 치료의 목표가 증상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은 출혈을 볼 때 지금 나오는 피를 멎게 하는 일과 왜 이 사람의 혈이 제자리를 못 지키는가 하는 조건을 바꾸는 일을 함께 봅니다. 좋은 처방은 이 둘을 한 처방 안에 담고 출혈이 한창일 때와 잦아든 뒤에 무게중심을 옮겨 갑니다. 같은 환자라도 시기에 따라 처방이 조정되는 것이 한약치료의 방식입니다.
조건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기운이 약해 혈을 붙들지 못하는 경우, 열이 들떠 혈이 밖으로 몰리는 경우, 오래된 조직이 정리되지 않아 계속 새어 나오는 경우입니다. 세 번째 경우에는 오히려 순환을 풀어 주어야 출혈이 멎습니다. 원인에 맞게 방향을 잡아야 복용을 마친 뒤에도 상태가 유지됩니다.
치료는 출혈이 있는 시기와 멎은 시기를 나누어 접근합니다. 출혈 중에는 혈을 붙들고 새는 곳을 정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멎은 뒤에는 다음 주기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바탕을 세웁니다. 한 번 멎었다고 끝내지 않고 주기 하나를 온전히 정상적으로 넘기는 것까지 확인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반복된 출혈이 체력을 떨어뜨리고 떨어진 체력이 다시 출혈을 부른다는 점입니다. 한약 처방에는 혈을 보하고 회복을 돕는 구성이 함께 들어가므로 출혈을 정리하는 동안 체력과 안색이 같이 올라오면서 이 고리를 두 방향에서 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