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성유산, 한방치료로 극복해요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

강소정 대표원장입니다

임신은 되는데 유지가 되지 않는 것, 그래서 기쁨과 상실을 반복하는 것이 습관성유산(반복유산)의 가장 큰 아픔입니다. 두 번 이상 유산을 겪으신 분들은 다음 임신이 반갑기보다 두렵다고 하세요. 이 두려움에 대한 저의 답은 분명합니다. 다음 임신을 ‘준비 없이’ 맞지 말자는 것, 그리고 그 준비의 중심에 한약치료가 있다는 것입니다.

습관성유산에서 한약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세 가지 층위로 말씀드릴 수 있어요. 첫째, 유산으로 소모된 몸의 회복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유산을 ‘소산(小産)’이라 하여 출산에 준하는, 때로는 출산보다 더 몸을 상하게 하는 일로 봅니다. 익은 열매가 떨어지는 것과 달리 익지 않은 열매가 가지에서 떨어질 때 가지가 상하기 때문이에요. 유산 후 어혈이 미처 배출되지 못하고 남거나 기혈이 소모된 상태가 회복되지 않은 채 다음 임신을 맞으면, 임신을 유지할 몸의 힘이 부족한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셈이 됩니다. 유산 직후의 몸조리는 다음 임신의 성패와 직결되는 첫 단추예요.

둘째, 유산이 반복되는 몸의 조건을 바꾸는 것입니다. 반복유산 검사에서 염색체나 면역, 응고 문제가 확인되면 그에 맞는 의과 치료를 받으셔야 하지만, 상당수는 뚜렷한 원인이 나오지 않아요. 이런 분들을 진찰해 보면 자궁의 혈류가 약해 태아에게 공급이 달리는 유형, 신기가 약해 태를 붙잡아 두는 힘이 부족한 유형, 몸이 냉해 착상 이후의 환경이 불안정한 유형 등이 관찰됩니다. 한약치료는 이 조건들을 임신 전에 미리 교정해 두는 치료예요. 임신 전 최소 6개월의 준비 기간을 두고 자궁 환경과 기혈을 다져놓으면, 같은 임신이라도 출발선이 달라집니다.

셋째, 임신 이후의 안태(安胎)입니다. 습관성유산 병력이 있는 분들은 임신 확인 후부터 유산 위험 시기를 지나는 동안이 가장 불안한 시간인데, 한의학에는 이 시기를 위한 안태 처방의 오랜 전통이 있어요. 태기를 안정시키고 임신을 지지하는 처방으로 초기 임신을 관리하며, 하혈이나 복통 같은 유산 징후가 있을 때의 대응까지 이어집니다. 임신 전 준비부터 임신 초기 관리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습관성유산에 대한 한약치료의 완결된 구조예요.

임상에서 이런 경향을 봅니다. 반복 유산 후 6개월의 몸조리를 거치고 임신하신 분들은 임신 과정 자체가 다르다고 하세요. 이전 임신에서는 초기부터 하혈이 비치고 배가 자주 뭉쳤는데, 준비된 임신에서는 그런 신호 없이 안정적으로 주수를 채워가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유산 위험 시기를 무사히 넘기고 심장소리를 들었다며 우시는 분들을 볼 때, 임신 전 준비의 가치를 매번 확인하게 됩니다.

유산을 반복하면 ‘내 몸이 아이를 밀어내는 것 같다’는 자책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몸은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아직 준비가 덜 된 것뿐이에요. 그리고 준비는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 임신이 두려운 임신이 아니라 준비된 임신이 되도록, 지금부터 6개월의 계획을 함께 세워보시길 권합니다.

작성·감수 의료진

강소정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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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정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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