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은 잘 되는데 왜 6~8주만 되면 반복해서 유산될까요?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노원인애한의원 대표원장

강소정 교수입니다.

난임과 습관성유산은 비슷해 보이지만 환자가 겪는 고민은 다릅니다.

난임 환자는 “왜 임신이 되지 않을까”를 걱정하지만 반복유산 환자는 “이번에도 또 임신이 유지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을 안고 다음 임신을 맞습니다.

임신이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중단되면 임신테스트기의 두 줄조차 마냥 기쁘지 않습니다.

특히 늘 비슷한 임신 주수에 유산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임신이 되는 것만 목표로 해서는 부족합니다.

임신이 성립되는 과정과 임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과정은 서로 연결돼 있지만 완전히 동일한 문제는 아닙니다.

그래서 습관성유산에서는 다음 임신이 되기 전부터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생리량과 생리통은 어떤지, 유산 후 월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냉증과 피로가 심해졌는지, 잠을 제대로 자는지까지 살펴야 합니다.

한약치료의 장점은 임신이 확인된 순간부터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임신 전부터 몸 상태를 정돈하는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유산 후 몸이 많이 허약해진 사람과, 생리 때 혈덩이와 통증이 심한 사람, 스트레스와 불면이 심한 사람은 같은 처방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배광록 교수 등은 2020년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에 ‘한방치료로 임신 및 출산에 성공한 난치성의 습관성유산 1례 증례보고’를 발표했습니다.

연구 대상 환자는 세 번의 계류유산과 자궁외임신 병력, 자궁경부 시술 병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약 6개월 동안 한약, 침, 뜸 등을 포함한 한방치료를 받은 뒤 임신하여 출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연구진은 이 증례를 통해 습관성유산 환자에서 한방치료가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고했습니다.

이 연구는 한 명의 환자를 다룬 증례이므로 특정 성공률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실제 반복유산 환자가 한방치료 후 임신과 출산까지 이어진 임상 경과가 학술지에 보고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습관성유산에서는 다음 임신을 빨리 만드는 것보다 임신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특히 유산이 반복된 뒤 생리량이 줄고,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전신 피로와 냉증이 지속된다면 회복 과정부터 다시 살펴야 합니다.

반복유산을 단순히 ‘운이 나빴다’며 다음 임신만 반복해서 시도하기보다 임신 전부터 한약치료를 통해 자궁과 전신 상태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작성·감수 의료진

강소정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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